난 줄곧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집에 처음 온 286 컴퓨터부터 펜티엄3-셀러론-코어2듀오에 이르기까지. 학교 졸업장 하나마다 한번씩의 주기로 바꿔오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컴퓨터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난 왜 컴퓨터에 관심을 가졌는가 라는 질문을 생각해볼때, 컴퓨터가 우리의 삶을 편하게 해줄거란 믿음이 있었던것같다. 물론 지금으로서 꼬꼬마였던 나를 돌이켜보면 말이다. 당시엔 그저 신기하고 비싼 장난감이었을뿐. 중학생쯤부터 내 관심은 이런 컴퓨터를 공간에 제약없이 쓰고싶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욕구에 대한 솔루션은 물론 노트북이었다. 컴퓨터의 본질은 기능의 철저히 기능의 제공이지 데스크톱의 공간차지나 과도한 발열, 느린 속도에 의한 기다림 같은건 결코 아니다. 그래서 내 로망은 샤프 PC-CV50F(W)라는 미니노트북이었는데 당시 가장 휴대가 편한 노트북이었다. (당시엔 '넷북'이라는 단어가 없었다,http://youjustdo.tistory.com/73)  또한 컴퓨터가 가진 속성중에 커다란 부분중 하나는 '느림'이었다. 컴퓨터는 그 어떤 물건보다 수치적으로 빠르게 향상되었지만 안타깝게도 항상 느렸다. 그래서 새로운 컴퓨터로 바꿀때마다 속도 향상에 가장 신경을 썼고 그걸로 인해 생기는 만족감이 가장 두드러졌다.   내가 마지막으로 구입한 데스크톱은 조립PC였으며  대학교에 입학할때였다. 그리고 고성능 노트북을 구입하게 된다.  이때가 마침 2011년이었고 지금도 컴퓨터역사의 챕터가 바뀌는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샌디브리지칩이 나온 때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적으로 컴퓨터가 충분히 빨라지고 효율적이 되서 더이상 왠만한 작업에 더이상 속도의 부족을 느끼지 못하게 된것이다. 약간의 혼란이었다. 컴퓨터는 빠르면 그만인줄알고 샀는데 그 감흥은 거기까지였다. 그렇게 난 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뭔가 잘 모르지만 좋을것같고 정답을 갖고있을듯한 느낌. 난 다소 비합리적이지만 항상 내 목적에 부합하는 최적화를 이루고 싶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잦은 기변을 했다. 그렇게 맥-윈도-맥-윈도-맥이라는 3번의 시도를 거쳐 안착했다. 맥북의 모든 라인업을 전부 체험해본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논리적인 해답은 맥북의 스테디셀러인 레티나13인치 였고 잘 썼다. 하지만 모종의 갈증 끝에 에어11인치를 사용중이다. 왜 맥북에어인가? 난 컴퓨터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있는 제품이라고 느꼈다. 소프트웨어던 하드웨어던 윈도와는 근본적으로 약간 다른 시작점과 지향점이 있다는점,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좀더 나아진 느낌을 받는다는것이다.


결국 맥을 쓴다는 것은 기기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사용자가 하는 일에 집중하도록 유도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애플의 기술 혁신을 즐길 수 있고요. 혁신에 따른 사용자의 부담이 없지는 않겠지만, 
기존 기기에서도 그 혁신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사용자는 그렇게 배려됩니다. 
-doccho.net


이 모든게 가능한건 누가 뭐래도 인텔의 명작 하스웰프로세서 덕분이다. 만일 이정도의 저전력으로 이정도 성능이 나오지 않았다면 컴퓨터의 본질이고 뭐고 실사용에 지장이 왔을테지만 다행히 지금의 나에게 에어는 충분히 빠르다. 물론 액정은 좋지않다. 시대착오적으로 말이 안되는 품질이다.  언젠가 합정역 카페에서 맥북에어를 재구매했을때 알아챈것은 에어가 주는 느낌이 디자인도 크게 한몫 한다는점이다. 바닥에 놓았을 때 에어의 느낌은 착 가라앉아 테이블과 붙어있는 느낌.  뭔가 거추장스럽고 부담스러운것과 마주하는것이 아닌 테이블과 키보드의 약간의 공간 사이에 내가 알던 컴퓨터의 모든것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생각할때 내가 처음 가졌던 펜티엄3시스템의 모습부터 주마등처럼 스쳐가게 한다.  물론 더 얇고 가볍고 빠른 노트북이 많다는 의견이 있을수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맥북을 쓰는 이유는 OSX때문일 것이다.

‘컴퓨터를 쓴다’는 건 그동안 공부를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이콘을 찾아가서 마우스로 ‘더블 클릭’을 해야 하는 일이었죠. 그것으로 끝났으면 했지만, 우리가 들고 있는 컴퓨터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읽기도 힘든 한국어같지 않은 한국어가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강요하고, 시키는대로 하다보면 어느 날 바이러스에 감염돼 작동하지 않아 서비스센터 직원을 불러야하고, 드라이버를 설치하라거나, dll 파일이 없어졌다거나, 얘기치 않은 오류가 발생했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우리를 괴롭혔죠. 해결 방법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켜고 끄는 데 시간은 왜 이리 오래 걸리는지. 컴퓨터는 왜 밥솥이나 믹서기처럼 전원버튼을 누르면 켜지고 전원버튼을 누르면 꺼지는 게 아니라 마우스로 여기저기 클릭해야만 하는지 등등…
...OS X는 이 모든것에서 자유로워집니다. 부팅할 필요는 없게 됬구요. 
-interpiler.com



-맥북에어의 내부를 설명하는 스티브잡스


그렇다면 누군가가 신형 맥북은 어떠시냐 하고 물어온다면 솔직히 정말 매력적이라고 인정한다. 미래에서 온 확장성이 기변을 주저하게 하지만 액정,힌지,스피커등이 애플의 최신작이라는걸 충분히 말해준다. 여튼 당분간은 바꿀일이 없을것같다. 얼마전 나온요란한 서피스북이 종종 아른거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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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120d 시승기

2017. 7. 19. 18:32 from 모든 리뷰


얼마전 120d를 몰아볼 시간이 있었다. 두번째다. 전에는 120d쿠페, 이번엔 120d 해치백. 안타깝게도 기대와 흥분에 차서 탔던 아름다운 120d쿠페의 느낌이 기억이 전혀 안나는 문제가 있어서 이번엔 좀 적어둘 필요를 느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국산차와 독일차의 차이는 많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그리 길지않은 시승이었지만 그것에 대해 어느정도 답을 얻을수 있는 시간이었다. 
120d가 어떤차인가 하면 명실공히 bmw에서 제일 싼 차에 속한다. 크기는 엑센트 수준인데 가격은 그랜저 풀옵션이랑 비슷하다. 소위 차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들이라는게 그렇다. 같은 크기의 차에 2배 이상의 가격이 매겨있는 것이다. 그 값어치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쳐주기 때문에 ‘국산차랑 차이 없더라’ 또는 ‘난 외제차 좋은거 못느끼겠다’ 같은 반응도 심심찮게 있다. 과연 그럴까? 
사실 처음에 동승자는 인테리어 빼고는 엑센트랑 딱히 차이를 못느낄수도 있다. 알록달록한 bmw마크가 차에 올라탈때에 당신의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면 말이다. 특히 뒷좌석은 시트폴딩기능 때문인지 등받이가 가파르고 자리가 좁아서 그냥 불편한 차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을지도. 소형차라는걸 생각해볼때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거기에는 더 공간이 좁아지는 후륜구동 방식이라는게 한몫 더한다. 소형급+후륜구동이 이 차의 가장큰 특이점이고 정체성이다.
대부분 우리가 보는 차는 전륜구동으로 앞바퀴를 굴리면서 간다. 120d는 후륜구동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전륜구동은 실내공간,유지비 등 실용적인쪽에서 이점이 크고 후륜구동은 핸들링, 가속, 승차감등 차의 본질적인 부분에서 이점이 있다. 모든 고급,고출력 차량들이 기본 후륜구동이거나 4륜구동인 이유이다. 다소 간략히 적었지만 자세히 알면 알수록 조금이라도 제대로된 차를 원한다면 전륜구동은 아무 의미가 없는걸 알게되고 bmw 1시리즈가 소형사이즈에 후륜구동이 더해진 거의 유일한 차라는걸 알수있다. 참고로 얼마전까지만해도 bmw는 모든 차가 후륜이었다. 
후륜구동과 잘 짜여진 섀시가 주는 결과는 명확하다. 동승자가 즉각 시시함을 느꼇다면 운전자는 즉각 신선함을 느낀다. 차선변경 한번에 어떤 국산차에서도 느낄수없는 핸들링이 느껴지는데 왜 흔히 좋은 핸들링을 ‘칼같다’ 라고 하는지 비로소 이해가 됬다. 핸들을 돌린만큼 차가 정확히 그곳으로 돌아서 나아가는 느낌을 준다. 차가 갈 방향을 가리키는것 같다. 높은 수준의 핸들링느낌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의 표현이 있다. 예를들어 BBC탑기어에 James May는 페라리458의 핸들링을 바삭하다(crisp)라고 했는데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될듯 말듯 하다. Amg GTs는 콤파스가 깔끔하게 원을 그리는듯한 느낌이라던지 말이다. 여튼 그런 핸들링이 시종일관 운전을 즐겁게 만들고 차는 안정감을 더한다. 난 이부분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짐작할수 있었는데 차는 원래 직진할때가 기본 상태라고 한다면 핸들을 돌리면서 그 밸런스와 안정감이 떨어지게 되고 불안한 상태로 내몰리게 된다. 운전자가 핸들을 갑자기 돌려서 불안감이 엄슴하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거다. 120d는 그런 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고 더이상 코너를 도는게 무언가를 포기한다던지 어떤부분을 손해본다던지 하는게 아닌것이다. 좋은 차일수록 멈춰있을때보다 달릴때가 더 자연스러워야 하고 코너를 도는것이 직진을 하는것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는 가만히 있고 배경이 움직이는듯한 느낌으로 가는거다. 흔히 고급차에 붙이는 '미끄러지듯 간다' 라는 표현도 그렇다. 그만큼 차가 굴러가는것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워 이질감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2리터 184마력 디젤엔진은 빠른 토크분출로 일상 운전에서 출력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일절 없게 해준다. 차가 내 마음대로 움직여준다. 거기에 같이 콤비를 맞추는 8단 자동변속기는 버벅임이 없고 연비가 좋아서 경차보다 훨씬 기름값을 적게쓸수 있다. 한번의 5만원 주유에 800km를 달린다. 요즘 기준으론 당연하지만 여전히 놀랍다.
동승자로 돌아가보면 승차감에서 별거없는 시시함을 느낄때쯤 세세한 차이점을 알아챌수 있는데 창문위의 손잡이, 빠른 시트열선, 버튼의느낌, 자동에어컨의성능, 실내조명등등 무수히 많은 곳에서 국산차에도 같은것이 있지만 더 세련된 방식으로 작동하는것을 알아챌수 있다. 물론 그런 눈에 보이는것들보다 왠지 사고시에 더 잘 터져줄것만 같은 에어백과, 충격으로부터 잘 지켜줄것만 같은 철판과 문짝이 마음을 안정시키는게 진짜 차이점일 것이다.

결국 처음의 궁금증으로 돌아갈때 독일차는 비싼만큼 좋았다. 그정도까지 좋을필요가 있냐는 의미없는 지적을 진지하게 하는 사람은 아마 평소 소소한 일상에서도 돈을 행복으로 바꿀줄 모를것 같다. 언제나 그렇지만 원래 뭐든지 제대로 만든 것들은 비싸고 흥미롭다.

아 그리고 하위버전인 118d는 그린카나 소카같은거에서도 빌릴수 있다. 120d에 비해 출력이 낮고 만26세 이상만 예약이 가능한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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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전체의 문제가아닌 AF모듈과 구동부의 노후화로 인한 문제

1. 카메라 부팅시에
2. 렌즈를 수평으로 빠르게 쳐준다
3. 잘쓰고있음

부팅시에하는 이유는 부팅이끝나서 에러코드가 화면에 뜨면 전원을 차단하기 때문.

최초의 풀프레임 똑딱이라는 특이함으로 인해 APSC급 보다 초점부가 10배 무거운게 원인으로보임
후속작에도 해결되지 않으면 3년마다 바꾸거나 수리비를 감내해야할듯. 그거생각하면 라이카Q랑 가격차이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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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있는 카페

2016. 11. 3. 22:10 from 내취향
을지로 투피스
성신여대 카페다두
정동진역 썬카페
의정부역 카페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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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있음


벨로라떼

누벨바그성신여대점

안암오거리 에이플러스맥

스피드컴119 창동점 


의식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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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

2016. 5. 2. 00:49 from 내글

 추도사(프로토타입) 

2016/5/1 새벽
부모님에 대해 생각한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성인이 되고 대학에 갔을 무렵. 난 이유없이 아빠가 굉장히 성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엄마한테 그렇게 말했다. “엄마, 아빠는 되게 성공한 사람인것같아” 그러나 생각은 점점 바뀌어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생각해본적 있는가? 그냥 엄마 아빠 동생이 아니고 인격대 인격으로서 말이다. 나의 가족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본 그사람의 모습을. 
그래서 우리 아빠는 성공한 사람은 아니었다. 별탈없이 가족을 이루고 적을 안두고 둥글둥글하게 산게 성공이라면 소소한 성공자일까? 흔히 아버지 세대가 그렇다지만 아빠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평생 일했다. 아빠의 꿈이 뭔지, 어떤 사람인지 난 모르겠다. 그런게 있었을까? 단지 바빠서 잊고 살 뿐일까? 사람을 관찰하기 좋아하고 잘 평가하면서도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평생 운전을 다양한 직업으로서 했다는것과 운전면허학원을 빨리 데려간게 아빠가 나에게 제일 잘한일이란 점이 단서이다. 아빠에게 여유로움을 선물하고, 인생에서 누려볼만한 아름다운 가치를 알려드리고싶다. 조용히 앉아있을수 있는 여유라는것. 다른 걱정없이 지금 현재와 눈앞의 대상만 볼수 있는 여유. 낭만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세상에서 제일 여유로운 차인 벤츠SL을 몰고 엄마와 드라이브를 나가는길을 배웅해보는게 내 꿈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엄마에겐 꿈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타성적으로 살았다. 남들이 하는식으로, 인생의 길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던것같다. 결혼하고 애낳아서 잘 키우는거. 엄마도 아빠와 마찬가지로 대단한 인생철학은 없었다. 다만 엄마는 나와 동생, 아빠를 사랑했다. 그 증거로 엄마에게 인생에서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일이 무었이냐고 물었을때 “널 낳은거”라고 말한 것이다. 뭐 대단한 학벌이나 사상이나 통찰의 가치가 무의미해지는 부분이었다.
경제논리가 판치는 세상에선 자식은 부모의 가장 큰 부채고 부모는 자식의 큰 부채가 된다. 분명 인생은 논리와 이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부분을 깨달을수 있었던 것이다. 엄마는 단순한 사람이었으며 가끔은 이해할수 없었다. 엄마는 그림그리는데 분명 소질이 있었다. 집에 남아있는 엄마의 그림엔 이제 순수한 엄마의 몰입과 꿈이 보인다. 엄마는 나에게 피아노학원을 5년간 보내주었다. 아빠의 운전에 이어서 엄마가 나에게 제일 잘한 일이다. 덕분에 난 지금까지 아름다움에 대해 좀더 잘 알수있고 느낄수 있게 됬다. 엄마는 시골출신 아빠와 다르게 도시문화를 좋아했다. 어렸을때 우리를 이곳저곳 많이 구경시켜줬고 4호선 수유역은 시내로 나가는 관문이었다. 수유역 맥도날드는 조기교육의 현장이었는데 외출하며 한번씩 맥도날드에 날 데려갔었다. (이게 문제의 시작입니다...) 지금은 인테리어만 바뀌었을뿐 모든게 그자리에 있다. 일년전 다시 그 옆으로 이사왔다는게 참 인생에 흥미를 더한다. 맥도날드에 가면 엄마는 분명 햄버거를 잘 먹지 않았다. 몇년 전에 안 사실인데 엄마는 햄버거를 싫어하지 않았다. 어쩌다 지나가는말로 엄마 햄버거 싫어하지 않냐는류의 얘길 하다가 당시에 돈을 아끼느라 따로 시키지 않았다는 말이 그것에 대한 답이었다. 거의 20년 만에 들은... 엄마는 감수성이 있었고 여유를 알았다. 엄마가 평생 일해온 댓가로 난 많은 좋은것들을 경험할수 있었다. 난 경험주의자다. 인생에 꼭 요트를 소유할필욘없지만 한번쯤 타보고 이게 어떤 의미인지, 인생에 어떤 가치를 주는건지 체험해볼 가치는 있다는 것이다. 엄마는 여행을 가고싶어한다. 그런 경험들을 엄마 아빠에게 선물하는게 나의 유일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인생에 많은 가치있고 행복하고 좋은 것들을 향유하게끔. 이런걸 거창하게 효도라고하는데. 내가볼땐 아니다. 그냥 그들이 나에게 그런것처럼 그럴뿐.


생각날때 까먹기전에 미리미리 적어봤네요. 부모님 두분다 잘 계십니다. 그래도 내 유서보단 이걸 읽을날이 먼저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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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233 :

Byrd , ego wappin'

2016. 2. 15. 13:25 from 명작의 조각들
    
 



에고래핑을 안지 꽤 오래 되었고 많이 들었지만
어떤 노래가 마음에 와닿는건 전혀 상관이 없을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울림이 귀를 넘어 마음에 와닿았던곡.
넬의 백색왜성 이후로 처음인듯.


He loves me like a child
그는 날 아이처럼 사랑했어요
Nobody nears us to see or hear
듣거나 볼사람도 우리 주위엔 없어요
You say we are movin'
당신이 말했죠 우린 움직인다고
His words relax me
그의 말은 나에게 안정을 줬어요
When I am restless in a storm,
폭풍 속 내가 힘들때
he portects me
그는 날 지켜줬어요
I breathe your air
나는 당신의 공기로 숨을 쉬고
I breathe deeply your love
당신의 사랑을 깊이 들이 마셔요 



Your love takes me away from reality
당신의 사랑은 날 현실에서 멀리 데려가줘요
Sitting in the maps,
지도에 앉아
let's go on a voyage around the world
온세상을 항해해요
Control me
날 조종해줘요
Don't leave me
날 떠나지 말아요 



Our boat drifts away the sea of dreams
우리의 배는 꿈의 바다를 누벼요
I remember those time when I was lonely
난 내가 외로웠던 시간들을 기억해요
felt like I didn't want to be
무엇도 되길 원하지 않는 것처럼
just sitting out in rain
그저 비속에 앉아
A lack of oxygen from my love
내 부족한 사랑으로부터의 공기가
makes a hole in me
내안의 구멍을 만들어요 



Rows of my tracks
나의 무수한 발자국들이
bearing down on me
나를 짓눌러요
Our time eats our love
우리의 시간이 우리의 사랑을 먹어버리고
I seem so far away
나는 너무 먼것만 같아요
Our cheeks nearly touch
우리 볼은 거의 닿을듯 가까이 있고 
Kick back and relax
긴장을 풀고 편안히 있어요
Let's go on a voyage around the world
온세상을 항해해요 



Our boat drifts away the sea of dreams
우리의 배는 꿈의 바다를 누비고
Happy together, come rain or come shine
함께 행복해요, 비야 내리렴 해야 비추렴
Even if I am someone else walking down
심지어 내가 낯선길을 걸어 내려가는 다른 사람 일지라도
a strange street, I must surely love you
난 분명 당신을 사랑할꺼에요
I prize feeling that cannot tell the words
어떠한 언어로 말할수 없는 이 느낌이 나에게 소중해요
I've got time for you forever
나에겐 당신을 위한 영원한 시간이 있어요 



Little darlin', keep me warm
리틀 달링, 날 따뜻하게 해줘요
As time by, they change everything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모든걸 바꿔요
round and round
돌고 돌아요
The stars at night fade into morning time
밤의 별들은 아침속으로 사라지죠
So I'd better live my life
그러니 내 삶을 살아야겠죠 



Little darlin', keep me warm
리틀 달링, 날 따뜻하게 해줘요
when we will find pinkmoon floating on the sea
바다위를 떠다니는 붉은달을 찾을때
round and round
돌고 돌아요
Your kissin' lights me up
당신의 키스가 나를 밝혀요
Your smilin' lights me up
당신의 웃음이 나를 밝혀요
Speaking with the pinkmoon only you can see
오로지 당신만 볼수 있는 분홍달과 얘기해요 



Happy together, come rain or come shine
함께 행복해요, 비야 내리렴 해야 비추렴
Poor soul's not strong to gain, you know
그거 아나요, 가난한 영혼은 얻기에 힘들지 않죠
Sometime I'm worrying days and nights
가끔 난 낮이고 밤이고 걱정해요
I never forgive myself for your love, you know
그거 아나요, 당신의 사랑을 위해 난 절대 내 자신을 용서하지 않아요
I've got time for you forever
나에겐 당신을 위한 영원한 시간이 있어요 



Little darlin', keep me warm
리틀 달링, 날 따뜻하게 해줘요
As time by, they change everything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모든걸 바꿔요
round and round
돌고 돌아요
The stars at night fade into morning time
밤의 별들은 아침속으로 사라지죠
So I'd better live my life
그러니 내 삶을 살아야겠죠
and try to be so strong
그리고 아주 강해지려 노력해요 



Little darlin', keep me warm
리틀 달링, 날 따뜻하게 해줘요
when we will find pinkmoon floating on the sea
우리가 바다위를 떠다니는 붉은달을 찾을때
round and round
돌고 돌아요
I guess you are runnin' through my time
당신은 내 시간을 뛰어 지나가는듯 하네요
I've got time for you forever
나에겐 당신을 위한 영원한 시간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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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233 :


                                      中國의 月
                                  Chinese moon




  
  중국 전역을 여행하고 있을 때 난 허베이 성 옌산 산맥(燕山山脈) 부근의 만
리장성을 들릴 기회가 있었다. 누구도 없는 밤...나는 홀로 6400Km에 달하는 
중국의 역사에 감탄하며 인류최대의 건축물과 동화되어 보려 애썼다. 내가 만
리장성에 특별한 애착을 갖는 것에는 남 다른 이유가 있다.

'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지구의 건축물은 이 것 뿐이라지...'

  ...나는 달을 사랑한다. 달이 품은 매력은 대충 봐서는 쉽게 건질 수 없는 것임
에 분명하지만 저 까마득한 과거부터 지구를 지켜본 달을 난 몹시도 사랑한다. 
달도 지구를 사랑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구를 떠나지 않고 29.5일 동안 지구
를 쭉 둘러보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지구의 중력 때문에  달이 떠나지 
못한다는 슬픈 생각 따위는 하고 싶지 않고 지구의 기분 때문에 달이 계속 표정
을 바꾼다는 남성 우월적인 생각 또한 하고 싶지 않다. 달은 어떤 표정을 지어 
보여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달도 그런 이유
로 몹시 아름답다. 난 영원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시로 바뀌는 달의 표정
은 무한한 영원의 한순간 정도로 여긴다. 화난 표정...웃는 표정...나름대로 아
름다운 것이지, 난 한 표정만 특별히 사랑하는 몰상식한 짓은 하지 않는다.

/따르르릉/

  ..? 이 시간에 이곳에서 전화가? 어디선가 희미하게 전화소리가 울렸다. 분명 
오른쪽 어딘가에... 달렸다. 분명 저기 저 망루에서 들리는 전화일 것이다. 그
래, 내 예상은 맞았다. 아무도 없는 망루에서는 분명 다급하게 들리는 전화벨 
소리가 요동치고 있었다. -가끔 난 전화벨 소리가 아이의 울음소리 같다는 생
각을 한다.

"여보세요?"

"...거기선 달이 보이나요?"

"여보세요? 누구세요?"

"...거기선 달이 보이나요?"

"...?"

나직한 여자의 목소리. 왜 이곳으로 전화를 걸었는지, 또 '...거기선 달이 보이
나요?'라는 당연한 말을 무슨 의미로 한 것인지 나는 종잡을 수가 없었지만 대
답했다.

"예...달이 보입니다."

  나는 평소 하던 대로 눈을 희미하게 뜨고 달을 바라보며 말했다. 달은 첫날밤
의 처녀처럼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면 無形의 베일을 
치고 까다롭게 자신을 가린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달을 볼 때엔 살짝 바라보
는 것이 버릇이다. 그러면 달은 적어도 내게는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기를 꺼리
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달이 보이지 않아요. 달은 아름다운가요?"

"그곳은 낮이에요?"

"달은 아름다워요?"

"...그럼요. 지금 제가 보고 있는 달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과연 누구일까...보다는 왜 이런 질문을 할까...라는 생각이 앞선다. 내가 지금
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은 없었다. 적어도 내가 만난 사람들은 달
의 아름다움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거나 가식된 말로 치장할 뿐이다.

"그곳은 낮이에요?"

"아뇨. 낮이 오려면 7일 남았어요."

"...??"

  퍼뜩 나는 지금 내게 말하고 있는 그녀가 달에 있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결국 
달에서는 '달'의 모습을 볼 수 없지 않은가. 허탈한 웃음이라도 나올 법한 생각
이지만 그렇게 생각이 드는걸...

"...당신은 지금 달에 있습니까?"

"...예"

  장난 끼 어린 웃음소리와 함께 그녀가 대답했다. 나는 가슴이 벅차오는 것을 
느꼈다. 지금 이 전화가 달과 연결되어 나는 누군지 모를 그녀와 전설처럼 대화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으세요?"

"...물론 입니다."

"망원경으로 달을 보시면 아마 절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망원경? 내 옆에는 마치 전화기가 있었던 것처럼 고성능의 망원경이 있었
다. 난 어깨로 수화기를 잡고 망원경을 이용해서 달을 봤다. 난 평소에는 망원
경으로 달을 보는 게 마치 지하철에서 자는 척 하면서 맞은편에 앉아있는 아름
다운 여자의 가슴을 훔쳐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식으로 보는 것을 좋
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왠지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자세히 볼 수 있
게 허락한 것 같아서 난 별 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디...어디 있어요?"

그녀를 잘 찾을 수가 없었다. 망원경으로 보기에는 달은 너무도 넓다.

"비의 바다를 찾아보세요. 거기에 있어요."

'비의 바다...'

  Mare Imbrium...천문학자 G.B. 리올리치가 'Almagestum novum'(새로운
알마게스트)에서 이름 붙인 아름다운 달의 바다중 하나이다. 실제로는 물 한 
방울도 없고 공기가 없어 파도 소리도 들릴 리 없는 sea가 아닌 mare지만 지
구의 어떤 바다보다도 더욱 바다 같고 겸허한 아름다움이 즐비하다. 물이 있어
야 바다라는 억지는 생각하기 싫다.

"보여요. 당신의 모습이..."

  보였다. 드넓은 '비의 바다' 한가운데에 태초부터 존재한 것처럼 보이는 전화
박스 안에서 미소짓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망원경 속으로 들어왔다 그 얼굴은 
낯설지 않았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계속 봐 온 것 같이 - 그렇게 느껴졌
다.

"거짓말."

"아니에요. 정말 확실하게 보여요."

"당신은 제 모습을 보고 있는 게 아니에요. 1.53초 전의 제 추억을 보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떨어져 있어요. 당신과 나는...서로의 1.53초 전의 추억만을 공유할 
수 있는 거리에..."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제가 1.53초 전의 당신의 추억을 엿볼 수 있기 때문
에...전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갑자기 튀어나온 사랑이라는 말. 나 스스로도 좀 어이가 없긴 했지만 운명이라
는 생각이 들었다. 달에는 12개의 바다가 있다. 그리고 그 바다는 전부 지구를 
향하고 있다고 한다...그녀가 서있는 달의 바다도 지금 나를 바라보고 있다. 자
꾸만 우연처럼 언제나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는 12개의 바다는...지금을 위해 존
재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내가 그녀와 대화하는 지금을 위해서.

"..."

  망원경으로 바라보는 1.53초 전의 그녀의 얼굴에는 씁쓸한 미소가 감돌았다. 
가슴이 콱 막혀오는 것 같았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지금까지 태어나서 계속 그
녀의 추억을 바라보다가 지금 이 시간, 이렇게 망원경으로 언제보다도 확실하
게 느껴지는 1.53초 전의 추억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뭘 느꼈는지...지금까지 
달의 추억에 빠져 느껴오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오늘 밤 나는 무엇을 느꼈는지...

...달은...그러니까 그녀는 계속 내게 같은 추억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
이다. 마치 계속 계속 같은 신호만을 보내는 길 잃은 작은 배의 구조신호처럼 -
조금도 변치 않는 슬프고 상처받은 추억의 모습을 나는 오늘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나는 적어도 1959년 이후에 태어났으니까 말이다...

"절 볼 수는 없겠지만 제가 있는 곳은 볼 수 있을 꺼에요...중국이 보이세요?"

"..."

그녀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아픈 미소만을 보였다. - 망원경, 작은 동그라미 
속에서 바라본 1.53초 전의 그녀의 모습은 그랬다.

"...? 그럼 만리장성도 안보이세요?"

"볼 수 없어요."

"볼 수 없어요?"

"...보지 못해요."

"..."

  언제부터 그녀의 눈이 어둠 외에는 볼 수 없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1959
년 이후에 태어난 나로서는 그전의 그녀에 대해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내
가 50년만 더 일찍 태어났으면...장님이 아닌 그녀의 다른 모습, 다른 추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제 동전이 다 되었어요. 그만 끊을 시간이네요."

"잠, 잠깐만요!"

"...오래 전부터 당신과 대화하고 싶었어요. 안녕. 날 계속 지켜봐 준 사람."

"다시 전화할 수 있을까요?"

/찰칵/
          
"여보세요!"

"..."

그녀가 끊은 것이다. 동전이 다 되었다는 말은 변명인지도 모른다. 망원경으
로 전화가 끊어진 이후에도 계속 그녀의 모습을 -정확하게 말하면 1.53초 전의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나는 그녀가 전화를 끊은 뒤 확실하게는 보이지 않
지만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미 보는 기능을 상실
한 그녀의 검은 눈동자에서 흐르고 있는 눈물. - 비의 바다. 물 한 방울 없는 비
의 바다 한 가운데서 그녀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왜 눈물을 흘리는 거지.

나는 뭔가 불안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때...

"조심해!"

두 눈이 확대되었다. 분명히 본 것이다. 그녀의 뒤에서 다가오고 있는 것을...
그것은 어깨에 성조기가 새겨져 있는 강철같은 우주복을 입고 있는 자였다. 그
리고 그의 손에는 비명처럼 번뜩이는 칼이 들려있었다.

"피해요! 어서 피해!"

나는 미친듯이 외쳤지만 이미 전화가 끊어진 지금 아무리 크게 외친들 달까지 
목소리가 들릴리가 없다.

"제발 피하라니까!"

난 발을 세게 구르며 외쳐댔지만 그녀는 계속 전화박스에서 눈물만을 흘리고 
있고 그 음침한 우주복은 어떤 아름다운 추억이라도 베어버릴 듯한 칼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뭔가에 인기척을 느꼈는 듯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장님인 그녀가 우주복
을 볼 수는 없었다. 자기 앞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을 때 이미 그녀의 심장은 
그 지독히도 날카로운 칼날에 뚫린 뒤였다.

나는 망원경에서 눈을 때었다.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리곤 구토했다. 토해버
리지 않고는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나는 중국의 위대한 건축물위에 내 모든 
것을 쏟아버렸다.

...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달이 이미 동쪽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을 때 나는 다
시는 달을 볼 수 없다는 불안감에 다시 망원경에 눈을 가져다 대고 비의 바다
를 찾았다.

'없다..'

한참을 찾았지만...전화박스도 앞을 못 보는 그녀의 모습도 칼을 든 우주복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연극을 끝내고 배우들이 내려간 막을 보는 기분
이었다. 난 뭔지 모를 공포에 휩싸여 그곳을 떠났고 다음날 중국을 떠났다.

지금도 나는 망원경으로 달을 보지 못한다. 죄책감 때문만은 아니다. 망원경으
로 달을 보면 자꾸만 심장이 파 해쳐져 죽은 그녀의 모습을 볼 것 같기 때문이
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녀가 죽지 않았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지금도 내 
창 옆에서 푸르스름하게 - 달은 계속 내게 자신의 추억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Epilogue

  내 대학시절에 천문학을 강의하던 교수가 학생들에게 달의 알베도(albedo)
는 0.073 밖에 안 된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도 달의 본질의 
0.073% 밖에 모른다는 말도 덧 붙였다...그 당시 나는 그 말을 농담 정도로 들
었지만 어쩌면 정말로 사람들은 달의 0.073%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달은 지구에게 자신의 뒷면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지구에서는 절대로 달
의 한쪽 면은 볼 수 없는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 달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
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지구를 보면서 느낀 자신의 아픈 기억들 
따위를 달은 자신의 뒷면에 감추어 놓는다. 지구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그런데 인간들은 중력을 벗어나고 달에 접근해서 결국 억지로 달이 보여
주기 싫은 아픈 기억들을 끄집어냈고 달의 눈동자에 성조기를 꼽아 달에게 지
워지지 않을 생채기를 남겼다.

  인류가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본 것은 1959년이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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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233 :

인스타그램 vs 페이스북

2015. 9. 4. 15:15 from 내글

 SNS라면 페이스북은 좀 열심히 끼적거려봤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언젠가부터 페이스북은 황폐화되었다.  

sns마케팅이라며 광고하려는 사람들, '페이지'라고 대놓고 광고하라고 기능만들어주는 페이스북, 점점 수동적으로 컨텐츠만 소비하는 유저들. 처음의 페이스북과는 너무 달라졌다. 미국의 젊은 층은 페이스북을 더이상 쿨하다고 여기지 않는단다. 늙은이들이 하는 서비스라고...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관심 없었는데, 남들 하는걸 보니 괜찮아 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페이스북에서 맘에 안들었던 부분들이 전부 삭제되어있는 것이다. 우선 사진위주로 돌아간다. 사진을 올리지 않으면 글을 올릴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보통 직접 찍은 사진들을 올리고 간단한 이야기를 붙인다. 각종 뻘글이 사라진 것이다. 

 거기에 뉴스피드화면은 심플의 극치를 달린다. 심지어 누가 ~를 좋아했습니다. 하는것도 따로 탭을 만들어놔서 거기서 봐야한다. PC버전은 아직 추가예정인건지 일부러 그런건지 거의 기초적인 기능만 만들어두었다. 페이스북과는 다르게 철저하게 모바일 위주다. (지금은 페이스북도 모바일비중이 더 크지만) 

 

 궁금한 부분이 하나 있다면 사실 페이스북, 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다 기능은 비슷하다. 다만 사용되는 목적? 이나 사용하는 집단들은 사뭇 다르다. 결국 '분위기' 라는것으로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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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233 :

아이브 : 제가 이번에 추구할 디자인은 일체형 유니바디입니다.... 알루미늄을 한번에 깍아서 만들기 위한 다이아몬드 커팅 기기가 1000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알루미늄에 색을 입히기 위해서 산화 알루미늄 처리가 필요합니다.

삼성 : 그게 왜 필요하지?

아이브 : 모서리를 미세하게 깍아 마치 반짝이는 예술품처럼 보이는 제품을 추구합니다.

삼성: X소리 하지말고, 그냥 프라스틱 색깔 뭐 입힐찌나, 포토샵으로 조합해서 보고서 올려~ 다이아몬드 커팅기? ㅋㅋㅋㅋㅋㅋ 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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