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자 하는 차는 바로 SL63 AMG(R230)이다. 이차를 소유하고있지는 않다. 타본적도 없다. 실제로 본적도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차의 제원을 읽고 역사를 듣고 사진으로 풍겨오는 느낌에서 이미 내 직관과 상상은 이 차가 어떤지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사진은 신형 벤츠 SL63 AMG(R231)이다. 지금 말하고있는 구형 R230 모델은 벤츠의 오랜 자랑이었던 6.2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이 중심이며 11년도까지만 생산되었고 R231모델은 5.5리터 V8 엔진으로 다운사이징되고 터보가 얹어져서 출력과 효율이 좋아졌으나 역시 자연흡기가 주는 감성과는 약간 달라졌을것이다.
그러나 이런 차 앞에서 출력이 어쩌느니 수치를 읆는건 별로 의미가 없으며, 50대 이상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라는 벤츠, 그중에서도 SL클래스는 역시 당장 내가 탄다 해도 이 차를 다 느낄 수 없을것이라 생각될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운전하는 모습을 상상해볼때 더 뿌듯한것이 사실이다.
어느 자동차 매니아나 차의 구성요소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갖고 있을것이다. 렉서스는 어떻고 bmw는 어떻고 세단은 어떻고 suv는 어떻고 하는것 말입니다. 그리고 제조사의 이미지부터 테일램프의 사소한 모양에 이르는 구성요소들이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서 그 차가 주는 느낌, 즉 아이덴티티가 탄생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SL63 AMG는 최고이며 어느 한부분 어설픈점이 없다. 차중의 차이며 벤츠중의 벤츠이고 AMG중의 AMG이다. 완벽주의자 스티브잡스가 번호판이 없는 SL55 AMG를 타고다녔다는 일화나 F1에서 세이프티카로 활약하는 SL클래스를 보면 이 차가 자동차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짐작할수 있다.
머리에 왁스칠하고 선그라스를 낀 20대가 스포츠카를 타는것도 멋있으나 노년의 부부가 중후한 스포츠카를 타고 교외를 드라이브하는 모습은 그들이 단순히 성공했다는 느낌보다도 아주 진득한 여유와 행복함이 느껴진다. 흔히 우리나라 노년층이 선호하는 대형세단의 지루한 느낌이랑은 전혀 다르게 말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차의 세그먼트도 그렇습니다. 오직 메르세데스-벤츠이기에 가능한 종류의 차량이죠.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모든 로드스터들을 뒤져봐도 이렇게 크고 긴 럭셔리 로드스터는 없습니다.
SL의 작은 버전인 SLK 사이즈가 대부분이죠(Z4, TT, F타입 등).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나 페라리 캘리포니아도 2인승 로드스터는 아니죠. 4인승 컨버터블입니다.
단 두 사람만이 즐기는 오픈 에어링을 위해, 수억을 기꺼이 지불해야 하는 '여유로움의 극치'가
바로 이 SL 63 AMG라는 차입니다.
그 노년의 부부가 부모님이 되길 바라며 나 또한 그렇게 되기를 생각해본다.
나머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블로그에 있는 시승기로 대신한다. 아마 내가 SL클래스를 타고 난 뒤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http://blog.donga.com/testkwon/archives/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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